10년뒤의 웹툰 산업에 대하여

솔직히 말하면, 나는 웹툰이 지금보다 훨씬 더 복잡한 산업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10년이라는 시간은 짧지 않다. 스마트폰이 처음 나왔을 때 아무도 지금처럼 유튜브 쇼츠나 릴스가 일상이 될 줄 몰랐던 것처럼, 웹툰도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형태로 우리 앞에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지금 당장은 스크롤 내리는 세로형 포맷이 당연하게 느껴지지만, 10년 뒤에는 그게 '구식'으로 불릴 수도 있다.
AI가 웹툰 창작에 깊숙이 개입하게 될 건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미 배경 작업이나 채색 단계에서 AI 보조 도구를 쓰는 작가들이 꽤 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 비중은 늘어날 것이다. 문제는 이게 창작자에게 기회냐 위협이냐는 건데, 아마 둘 다일 것 같다. 빠르게 콘텐츠를 뽑아낼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는 동시에, 그만큼 독자들이 '진짜 사람의 감각'을 찾는 수요도 강해질 수 있다. 결국 살아남는 건 양산형이 아니라 고유한 시선을 가진 작가가 될 거다.
플랫폼 판도도 크게 바뀔 것 같다. 지금은 네이버웹툰이나 카카오페이지 같은 대형 플랫폼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10년 뒤에는 틈새 장르에 집중한 소형 플랫폼들이 훨씬 강한 충성 독자층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 툰코처럼 매일 업데이트되는 신작을 빠르게 제공하고, 요일별 업데이트 확인이 가능한 구조, 군더더기 없는 UI를 갖춘 서비스들이 오히려 경쟁에서 유리해질 수 있다. 독자 입장에서는 느리고 복잡한 것보다, 내가 원하는 작품을 빠르게 찾아볼 수 있는 곳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도 변수다. 지금도 웹툰은 북미, 유럽, 동남아시아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는데, 10년 뒤에는 한국식 웹툰 포맷이 표준이 될 수도 있고, 반대로 각 나라의 로컬 스타일이 뒤섞인 완전히 새로운 형태가 나올 수도 있다. 어느 쪽이 됐든 콘텐츠 자체의 질과 접근성은 더 중요해질 것이다. 결국 독자가 선택하는 플랫폼은 얼마나 좋은 작품을 얼마나 편하게 볼 수 있느냐로 판가름 날 테니까.